로마 제국의 위용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것이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광대한 영토, 정교한 법체계, 강력한 군사력, 그리고 "로마의 평화(Pax Romana)"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던 질서. 이 거대한 제국의 심장부에서, 작은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예루살렘의 한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갈릴리 한 청년의 가르침이었다.
그 씨앗은 제국의 칼날을 만났다. 3세기에 걸친 박해, 수십만 명의 순교, 상상할 수 없는 고문과 죽음. 그러나 놀라운 역설이 펼쳐졌다. 박해가 심할수록 교회는 더 자랐다. 순교자의 피 한 방울이 땅에 떨어질 때마다, 수십 명의 새 신자가 일어났다.
이것은 그 이야기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믿음으로 역사를 바꾼 이야기. 어부와 천막 제작자, 노예와 귀부인, 어린이와 노인이 죽음보다 강한 무언가를 발견한 이야기.
1부: 시작된 박해 - 사도들의 시대 (30-70년)
1장: 오순절, 그리고 첫 번째 대면
성령강림과 폭발적 성장
예루살렘, 서기 30년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성령이 임했다.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들. 두려움에 숨어있던 자들이 갑자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베드로가 일어섰다. 석 달 전만 해도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던 그 어부가, 이제는 수천 명 앞에서 담대히 외쳤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말을 들으십시오! 나사렛 예수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보내신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기적과 놀라운 일과 표적을 행하셨는데, 이는 여러분 모두가 아는 바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정하신 계획과 미리 아신 대로 넘겨진 이 예수를 불법한 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습니다!"
군중은 마음에 찔렸다. "우리가 어찌해야 하리이까?"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십시오."
그날 삼천 명이 세례를 받았다. 며칠 후에는 오천 명이 더해졌다. 예루살렘의 신자 수는 순식간에 만 명을 넘어섰다. 사도들의 손으로 놀라운 표적과 기사가 많이 일어났다. 병자들이 거리에 나와 누워 베드로의 그림자라도 덮일까 기다렸다.
산헤드린의 분노
대제사장 안나스와 그의 사위 가야바는 초조했다. 불과 몇 달 전, 그들은 예수라는 골칫거리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다. 빌라도를 설득해 십자가에 못 박았다.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 그 제자들이 예수가 살아났다고 외치며 다니고, 사람들이 믿고 있었다. 더 나쁜 것은, 성전 뜰에서 공개적으로 설교하며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소!" 안나스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저들을 당장 잡아들이시오!"
성전 경비대가 베드로와 요한을 체포했다. 그들은 밤새 감옥에 갇혀 있다가 다음 날 산헤드린 공회 앞에 끌려갔다.
공회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70명의 장로들과 대제사장들이 반원형으로 앉아 두 어부를 내려다보았다. 불과 몇 달 전 이 자리에서 그들의 스승이 심문받았다. 그리고 십자가로 끌려갔다.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행하였느냐?" 대제사장이 물었다.
베드로가 대답했다. 성령이 충만한 그의 목소리는 떨림이 없었다.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들과 장로들이여, 병든 사람에게 행한 선행에 대하여 오늘 우리가 심문을 받는다면, 이 사람이 나은 것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된 것입니다.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고,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입니다!"
공회는 술렁였다. 무식한 어부가 산헤드린을 향해 이렇게 담대히 말하다니!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공회는 당황했다. 나면서부터 앉은뱅이였던 사람이 성전 뜰에서 걸어 다니는 것을 모든 사람이 보았다. 기적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풀어줄 수도 없었다.
"저들을 위협하여 다시는 이 이름으로 말하지 못하게 하시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대답했다.
"하나님 앞에서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지 판단하십시오.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채찍
위협은 통하지 않았다. 사도들은 계속 성전에서 가르쳤다. 얼마 후, 열두 사도 전원이 체포되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위협으로 끝나지 않았다.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 하오!" 대제사장이 명령했다.
채찍이 준비되었다. 로마의 채찍질만큼 잔혹하지는 않았지만, 유대인의 채찍도 만만치 않았다. 39대의 매. 하나 더하면 율법이 정한 40대를 넘기 때문에 정확히 39대를 쳤다.
가죽 끈에 돌조각과 금속 파편이 박힌 채찍이 내려칠 때마다 살이 찢어졌다. 피가 등을 타고 흘렀다. 사도들은 신음했다. 고통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컸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풀려난 사도들은 울지 않았다. 오히려 기뻐했다.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더라." 누가가 기록했다.
그들은 성전과 집에서 쉬지 않고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가르치고 전파했다. 채찍은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담대함은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었다.
2장: 스데반 - 첫 순교자의 피
일곱 집사의 선택
교회는 빠르게 성장했고, 문제도 함께 생겼다. 헬라파 유대인들이 원망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서 빠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도들이 회중을 불러 모았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두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형제들아, 여러분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십시오."
회중은 일곱 사람을 선택했다. 그 중 첫 번째가 스데반이었다.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성경은 그를 소개한다.
스데반은 단순히 식탁에서 봉사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했다. 그의 설교는 사람들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자유민 회당의 논쟁
자유민들의 회당 사람들이 스데반과 논쟁을 벌였다. 구레네, 알렉산드리아, 길리기아, 아시아에서 온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학식이 높고 논쟁에 능했다.
그러나 그들은 스데반을 당해낼 수 없었다. 스데반이 지혜와 성령으로 말하므로 능히 대적할 수 없었던 것이다.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던 그들은 거짓 증인을 매수했다.
"우리가 들으니 이 사람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더라!"
"이 사람이 말하기를, 나사렛 예수가 이 성전을 헐고 모세가 전해준 규례를 바꾸겠다고 하더라!"
스데반은 체포되어 산헤드린 앞에 끌려갔다. 공회원들이 그를 바라보았을 때, 그들은 이상한 것을 보았다. 스데반의 얼굴이 천사의 얼굴처럼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역사를 관통하는 설교
대제사장이 물었다. "이것이 사실이냐?"
스데반이 입을 열었다. 그의 설교는 이스라엘의 전 역사를 관통했다. 아브라함부터 시작하여 요셉, 모세, 다윗, 솔로몬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그는 한 가지 주제를 일관되게 전했다. 이스라엩 백성은 늘 하나님의 종들을 거부해왔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아! 너희가 항상 성령을 거역하되 너희 조상과 같이 너희도 하는도다!"
공회는 분노로 끓어올랐다. 그러나 스데반은 멈추지 않았다.
"너희 조상들 중에 선지자들을 박해하지 아니한 자가 누구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이 죽였고, 이제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었도다!"
하늘이 열리다
공회원들은 이를 갈며 스데반을 향해 달려들려 했다. 그 순간, 스데반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다. 공회원들은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스데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그를 성 밖으로 끌고 가 돌로 쳤다.
증인들이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다. 그는 스데반을 죽이는 것을 마땅히 여기며 지켜보았다.
돌들이 날아왔다. 처음에는 작은 돌부터. 그것들이 스데반의 몸에 부딪쳤다. 멍이 들었다. 피가 흘렀다. 그러나 스데반은 넘어지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더 큰 돌들이 날아왔다. 머리에 맞았다. 어깨에 맞았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피가 입에서 쏟아졌다.
그럼에도 스데반의 얼굴은 평화로웠다. 그는 기도했다.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더 많은 돌들이 날아왔다. 스데반의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숨이 끊어지려는 그 순간,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큰 소리로 외쳤다.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그리고 잠들었다. 성경은 이렇게 표현한다. "잠들다(fell asleep)." 죽음이 아니라 잠. 다시 깨어날 잠.
사울은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스데반의 얼굴, 그의 마지막 말, 그 평화로운 죽음. 그것들은 사울의 마음 깊은 곳에 가시처럼 박혔다. 그는 아직 몰랐다. 그 가시가 언젠가 그를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는 것을.
첫 순교자의 의미
스데반의 죽음은 교회 역사의 분수령이 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교회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 스데반은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스승과 제자의 기도가 똑같았다.
순교는 복수가 아니었다. 저주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의 최종적 표현이었다. 용서의 극치였다. 그리고 그것이 교회의 본질을 드러냈다.
사도 요한이 나중에 쓸 것처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제 하나님의 자녀들도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여 자신의 생명을 주었다.
스데반의 피가 땅에 스며들었다. 그 피 한 방울 한 방울이 씨앗이 되어, 후에 수많은 순교자들의 나무를 키워낼 것이었다.
3장: 사울에서 바울로 - 박해자의 변화
교회를 향한 광기
스데반의 죽음은 시작이었다. 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에 큰 박해가 일어났다. 사도들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졌다.
흩어진다는 것은 곧 모든 것을 잃는다는 의미였다. 집, 직업, 재산, 공동체. 신자들은 급하게 짐을 쌌다. 어린아이를 업고, 노인을 부축하며, 밤을 틈타 예루살렘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한 사람이 그들을 쫓았다. 사울이었다.
"사울이 교회를 잔멸하려고 집집마다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가 옥에 넘기니라." 누가가 기록했다.
사울의 박해는 조직적이고 철저했다. 그는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다. 율법에 대한 열심이 있었고, 그 열심이 그를 박해자로 만들었다.
그는 진심으로 믿었다. 나사렛 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이스라엘을 타락시키고 있다고.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예루살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사울은 대제사장에게 다메섹으로 가는 편지를 받았다. 거기서 이 도를 따르는 사람을 만나면 남녀를 막론하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오려는 것이었다.
다메섹 도상의 빛
다메섹까지는 약 일주일 거리였다. 사울은 동행자들과 함께 북쪽으로 향했다. 그의 마음은 열심으로 불타고 있었다. 다메섹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여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정오쯤, 다메섹이 가까워졌다.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그를 둘러 비췄다. 그것은 한낮의 태양보다 더 밝은 빛이었다.
사울은 땅에 엎드렸다. 음성이 들렸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사울이 떨며 물었다. "주여, 누구시니이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그 순간, 사울의 세계가 무너졌다. 그가 박해하던 자들이 옳았다. 예수는 정말로 메시아였다. 그리고 자신은... 하나님을 박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 다메섹으로 들어가라. 네가 해야 할 일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
사울이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동행자들이 그의 손을 잡고 다메섹으로 인도했다.
사흘간의 어둠
다메섹의 한 집에서 사울은 사흘 동안 앉아 있었다.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그저 어둠 속에서 생각했다.
그의 인생 전체가 잘못되었다. 그가 옳다고 믿었던 모든 것이 틀렸다. 그가 하나님을 섬긴다고 생각했던 그 열심이 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었다.
스데반의 얼굴이 떠올랐다. 돌에 맞으면서도 평화롭던 그 얼굴.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던 그 기도. 이제 그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사흘째 되는 날, 아나니아라는 제자가 그를 찾아왔다. 주님이 환상 중에 보내신 것이었다.
"형제 사울아." 아나니아가 사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사울은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온 박해자였다. 아나니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울을 "형제"라고 불렀다.
"주 곧 네가 오는 길에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네가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려 하신다."
즉시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되었다. 육신의 눈만이 아니었다. 영의 눈도 열렸다. 그는 일어나 세례를 받고 음식을 먹어 강건해졌다.
사울이 전하는 그리스도
사울은 즉시 다메섹의 여러 회당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파했다.
듣는 사람들이 다 놀라 말했다. "이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멸하던 자가 아니냐? 여기 온 것도 그들을 결박하여 대제사장들에게 끌어가고자 함이 아니냐?"
그러나 사울은 더욱 힘을 얻어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명하여 다메섹에 사는 유대인들을 당혹하게 했다.
박해자가 전도자가 되었다. 교회의 가장 큰 적이 가장 위대한 사도가 되었다. 그것이 은혜였다.
4장: 야고보의 순교 - 사도들의 피
헤롯 아그립바의 야망
서기 44년경, 헤롯 아그립바 1세가 유대 전역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 헤롯 대왕과 달리 유대교에 호의적이었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보이려 했다.
헤롯은 유대 지도자들의 환심을 사고 싶었다.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면 그들이 기뻐할 것을 알았다. 그래서 교회를 해하려고 손을 댔다.
요한의 형제, 야고보
야고보는 요한과 함께 "우레의 아들"이라 불렸다. 두 형제는 주님께 요청했던 적이 있었다. "주의 영광중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은 대답하셨다. "너희는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느냐?"
"할 수 있나이다."
"너희는 내가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내가 받는 세례를 받으리라."
이제 그 예언이 이루어질 때가 왔다. 야고보는 주님의 잔을, 주님의 세례를 받게 되었다. 죽음이라는 잔을, 피라는 세례를.
헤롯의 명령으로 야고보는 체포되었다. 재판도 없었다. 선고는 이미 내려져 있었다. 칼로 죽이라.
칼날 아래서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야고보를 한 사람이 지켜보았다. 그를 고발했던 자였다. 그는 야고보의 얼굴을 보았다.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평화가, 기쁨까지 있었다.
순간, 고발자의 마음에 무언가가 일어났다. 깨달음이었을까, 회개였을까. 그는 자신이 한 일을 후회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그는 야고보가 전했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나도 그리스도인이오!" 그가 소리쳤다.
로마 군인들이 놀라 그를 붙잡았다. 헤롯도 놀랐다. 그러나 이미 내린 명령을 취소할 수는 없었다.
처형대에 야고보와 고발자가 함께 무릎을 꿇었다. 야고보가 그를 보며 말했다.
"평안이 그대에게 있을지어다."
그리고 그를 껴안았다. 박해자와 순교자가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칼이 내려왔다. 한 번, 두 번. 두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야고보는 열두 사도 중 최초로 순교한 사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시작이었다. 한 사람의 순교가 또 다른 사람의 회심을 낳았다. 죽음이 생명을 낳았다.
베드로의 투옥과 기적적 구출
야고보의 처형이 유대인들을 기쁘게 한 것을 본 헤롯은 베드로도 잡으려 했다. 그가 체포된 것은 무교절 기간이었다. 헤롯은 유월절이 지나면 백성 앞에 끌어내려고 했다.
베드로는 감옥에 갇혔다. 그것도 철저하게. 네 명씩 네 패의 군인이 지켰다. 두 개의 쇠사슬로 묶였고, 파수꾼들이 문 밖에서 감옥을 지켰다.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다. 밤낮으로, 쉬지 않고.
처형 전날 밤, 베드로는 두 군인 틈에서 두 쇠사슬에 매여 잠들어 있었다. 죽음을 하루 앞둔 사람의 잠치고는 너무 평안했다.
갑자기 천사가 나타났다. 빛이 옥중을 비췄다. 천사가 베드로의 옆구리를 쳐 깨웠다.
"급히 일어나라."
쇠사슬이 그의 손에서 벗어졌다. 군인들은 깨어나지 않았다. 파수꾼들도 그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철문이 저절로 열렸다.
베드로는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거리로 나와서야 정신이 들었다.
"이제야 참으로 주께서 그의 천사를 보내어 나를 헤롯의 손과 유대 백성의 모든 기대에서 벗어나게 하신 줄 알겠노라."
그는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
베드로가 문을 두드렸다. 로데라는 여종이 나와 베드로의 음성을 알아듣고는 기뻐하며 문을 열지도 않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 베드로가 대문 밖에 섰다고 말했다.
"네가 미쳤다!" 사람들이 말했다.
로데는 힘써 말했다. 그들은 "그의 천사겠지" 하며 믿지 않았다.
베드로가 계속 두드렸다. 마침내 그들이 문을 열었다. 베드로를 보고 놀랐다.
"조용히 하라." 베드로가 손짓으로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주께서 어떻게 자기를 옥에서 이끌어 내셨는지 설명했다.
헤롯의 최후
아침이 되자 군인들 사이에 큰 소동이 일어났다. 베드로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헤롯이 그를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파수꾼들을 심문하고 죽이라 명령했다.
얼마 후, 헤롯은 두로와 시돈 사람들과 화해하는 날을 정했다. 그날 헤롯이 왕복을 입고 단상에 앉아 연설했다.
백성들이 외쳤다. "이것은 신의 소리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헤롯은 그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않았다. 성경은 기록한다. "헤롯이 영광을 하나님께로 돌리지 아니하므로 주의 사자가 곧 치니 벌레에게 먹혀 죽으니라."
교회를 핍박하던 자는 비참하게 죽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흥왕하여 더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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